엇갈린 부부들
24화. 엇갈린 부부들 - 제 26화
겨울밤관찰자72026. 03. 29. 14:12 21
18px
조용한 전철 안
.
바퀴가 철로 이음새에 닿을 때 덜컹하는 소리만 들려올 뿐
,
객실 안은 고요하기만 하다
.
나는 엘리나의 손을 꼭 붙잡고서 생각에 잠겼다
.
얘가 주혁과 틀어진 것이 못내 마음에 걸린다
.
주혁이 이 새끼
,
수잔나 보지 한 번 맛보더니 마음이 멀어진 건가
?
엘리나가 안타깝고 불쌍하면서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
그것보다도
,
주혁이 정말로 최소한의 선마저 지키지 않고
,
수잔나에게 향하고
,
수잔나도 같은 마음이라면
.......
난 어떻게 해야 할까
?
오래 전에 봤던 미국 영화
‘
스피드
’
가 생각난다
.
폭탄이 장착된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들이 마음을 졸이면서 버스를 타고 가고 있고
,
속도가 일정 이하로 내려가면 폭탄이 터지도록 설계되어 있어서 속도를 줄이지도 못한 채 달리던 장면
.
지금 내가 처한 상황이 그와 흡사했고
,
이제 멈춤 따윈 없이 계속 달려 나가야 하는 순간
.
그 영화는 결국 버스 안의 모든 사람들이 탈출하고
,
해피 엔딩으로 맞이하지만
......
그런 결말이 내게도 올 수 있을까
?
집에 오니 벌써 자정이 넘었다
.
문 열고 들어가면 수잔나가 또 한바탕 긁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잠들어 있었다
.
늦으면 왜 늦느냐고 문자를 보내거나 전화라도 하던 그녀였는데
,
오늘 밤에는 아무런 연락조차 없었다
.
그녀도 이제는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생각한다거나 나보다 주혁에게 더 마음을 쓰는 건 아닌 지
.......
씻고 그녀 옆에 누워서 곤히 잠든 모습을 보고 있다
.
머리칼을 부드럽게 쓸어 넘기며
,
볼에 뽀뽀를 해주고 눕는다
.
그렇게 수많은 생각에 사로 잡혀 있다가
2
시가 넘어서야 잠이 들었다
.
눈꺼풀이 무겁고
,
그냥 병가 쓰고 회사 가지말까하는 생각이 들지만
,
하루가 멀다하고 일감이 몰려오는 상황에서 그럴 수가 없다
.
이럴수록 나는 작은 것부터 해 나가기로 했다
.
아침을 먹고서는 토스트 두 개와 계란 후라이를 해 놓고 랩으로 덮어씌운다
.
집을 나서기 전
,
종이를 꺼내 작은 편지를 쓰고서 접시 위에 같이 올려두었다
.
[
나 출근해
.
토스트 구워 놨으니까 먹고 가
.
이따 저녁에 봐
.
사랑해
♥
]
진짜 별 것 아니지만 이런 작은 것부터 하나씩 해 나가는 것이 수잔나와 엘리나 모두를 지키는 길이라 생각했다
.
그러고 나니 출근을 재촉하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
.
바쁘게 일과가 흘러갔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업무를 진행했다
.
퇴근 시간이 가까워오자
,
의자에서 기지개를 켜며 무심코 창밖을 봤다
.
그 순간
,
작은 흰 점들이 유리창에 부딪혀 사라진다
.
눈이었다
.
올해의 첫 눈
.......
뜻밖의 풍경에 가슴이 묘하게 들뜨고
,
자연스레 엘리나 얼굴이 떠올랐다
.
나는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
[
나
-
첫 눈 온다
!]
몇 초 지나지 않아 답장이 왔다
.
[
엘리나
-
나도 보고 있어
.
진짜 이쁘다
ㅎㅎ
]
[
나
-
나 곧 끝날 거 같은데
.
많이 남았어
?]
[
엘리나
-
아니야
,
나도 금방 끝날 거 같아
]
[
나
-
그럼
,
집에 가기 전에 옥상에서 눈 좀 보고 갈래
?]
[
엘리나
-
좋아
^^]
퇴근 후
,
나는 코트를 입고 조용히 옥상으로 올라갔다
.
철문을 열자
,
차가운 공기와 함께 밤하늘 아래 수많은 건물들이 촘촘히 불을 밝히고 있었고
,
그 위로 눈발이 흩어지며 내려오고 있었다
.
거대한 도시 전체가 잠시 멈춘 듯한 정적
.
그 속에서 서늘한 공기가 폐 깊숙이 들어왔다
.
뒤에서 발소리가 들리더니 엘리나가 나타났다
.
“
우와
,
생각보다 많이 오네
.”
“
호주는 눈 안 오잖아
.
한국에 있을 때 실컷 봐
.”
그녀는 아이처럼 올려다보며 손을 내밀어 눈을 맞았다
.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손을 가볍게 감쌌다
.
눈발은 점점 굵어지고
,
도시의 불빛은 그 위를 은근하게 비추며 번져 보였다
.
우리 둘은 말없이 서서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고
,
숨결만이 차가운 공기에서 희미하게 섞였다
.
내 입술이 천천히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
눈발이 옥상 바닥에 사륵 사륵 내려앉는 소리와 저 멀리서 희미하게 울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만이 고요를 채웠다
.
엘리나의 입술이 내 것에 닿자
,
부드럽고 따뜻한 감촉이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스며들었다
.
혀가 서로 얽히며 깊게 빨아들이듯 키스가 이어졌다
.
이내 내 좆이 자연스레 단단해지며 팽창했다
.
바지 속에서 꿈틀거리다 엘리나의 보지에 딱 달라붙었다
.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열기가 좆대를 자극했다
.
손을 내려 바지 지퍼를 내리려 하자 엘리나가 살짝 몸을 떼고 속삭였다
.
"
여기서
?"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
입으로
......."
바지를 벗자마자 찬바람 때문에 사타구니와 허벅지가 시려온다
.
옥상은 어두웠지만
,
주변 건물 불빛이 은은히 엘리나의 얼굴을 비췄다
.
금발 머리에 눈송이가 달라붙어 반짝이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그녀가 무릎 꿇고 다가와 뜨거운 숨을 좆에 불어넣고
,
입을 벌려 좆대를 삼키자
,
나도 모르게 신음을 흘렸다
.
"
아흐
......"
따뜻하고 축축한 입안이 내 좆을 녹였다
.
그녀가 좆 뿌리와 귀두까지 핥아대며 위아래로 빨아대자
‘
쭙쭙
’
하고 빠는 소리가 밤공기에 울렸다
.
그녀의 머리를 잡고 살짝 밀어붙이니 목구멍 깊숙이 좆이 박히며 쾌감이 척추를 타고 올라왔다
.
그녀의 입술이 좆 뿌리까지 삼키며 빨아들이는 압력이 강렬했다
.
"
으윽
,
하악
."
오르가슴이 고조되며 좆이 꿈틀거리고
,
그녀의 침이 흘러내리며 불알과 허벅지를 적셨다
.
빨아대는 리듬이 빨라지자 쾌락의 파도가 점점 거세지며 아랫배로 무언가 터질 것만 같았다
.
사정 직전에 브레이크를 걸고
,
내 좆을 빼냈다
.
엘리나가 의아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았고
,
나는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
입술을 포개고 깊게 키스했다
.
엘리나가 손으로 내 좆을 쥐니 차가운 느낌에 정신이 번쩍 들며 오르가슴에서 한 발 물러난다
.
그녀의 손이 좆 끝을 위아래로 문지르자
,
차갑던 손도 이내 따뜻해지고
,
잠시 잠잠해졌던 쾌락의 파도가 다시 요동쳤다
.
"
윽
.
으윽
,
조금만 더
."
곧
,
좆 끝에서 뜨거운 정액이 분출됐다
.
새햐안 물이 그녀 손과 바닥 여기저기로 튀었다
.
몸이 떨리며 절정의 여운에 젖었고
,
엘리나가 미소를 띠며
,
가방에서 티슈를 꺼내 닦아준다
.
나도 티슈 한 장을 받아서 내 좆을 닦고서 옥상 쓰레기통에 집어넣었다
.
눈발에 덮인 야경을 보면서 우리 둘은 다시 뜨겁게 입맞춤을 했다
.
한 발 사정하고 나서 감흥이 없을 줄 알았는데
,
그녀의 입술은 언제나 그랬듯이 따뜻했다
.
“
우리 언제까지 이럴 수 있을까
?”
엘리나가 입술을 떼고서 조용히 속삭였다
.
미소를 머금고 있었지만 눈빛은 슬퍼보였다
.
“
글쎄
.”
“......”
“
엘리나
......”
“
응
?”
나는 저 멀리 보이는 수많은 불빛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
“
걱정 마
.
내가 지켜줄게
.
너도
,
수잔나도
.”
말은 그렇게 했지만
.......
사실은 알고 있었다
.
사실 나도 안다
.
이런 관계는 언젠간 비극으로 끝날 수밖에 없다는 걸
.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
너무나도 큰 약속을 해 버린 나
.
엘리나는 나의 마음도 모르고 내 품으로 안겨들었다
.
“
있잖아
......”
“
응
?”
“
나는
……
그래도 좋아
.
언젠가 끝난다고 해도
.”
그녀는 숨을 고르며 계속 말했다
.
“
나중에 돌아봤을 때
,
이 순간들이 좋은 추억이었다고
,
그렇게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어
.”
나는 눈을 깜빡이며 그녀를 바라봤다
.
“
추억이라
......”
“
응
.”
말이 끝나자 그녀는 살짝 고개를 숙였다
.
밤하늘 아래 떨어지는 눈송이가 그녀의 머리카락 위에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
그 모습을 보고 있는데
,
그녀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
이번에는 눈이 확실히 젖어 있었다
.
“
경률아
.”
“
응
?”
“.......
사랑해
.”
그 말이 내 가슴에 묵직하게 박혔다
.
끝을 알면서도 멈추지 못하는 우리이기에 그것은 가장 가슴 아프고 시린 고백이었다
.
도시의 불빛
,
찬 공기
,
떨어지는 첫눈
.
그 모든 것들 사이에서 우리는 아무 말 없이 다시 서로를 바라보았고
,
두 입술이 다시금 얽혔다
.
회차 목록(39화)
- 1화엇갈린 부부들 - 제 1화46803.28
- 2화엇갈린 부부들 - 제 2화23403.28
- 3화엇갈린 부부들 - 제 3화15603.28
- 4화엇갈린 부부들 - 제 4화11703.28
- 5화엇갈린 부부들 - 제 5화9403.28
- 6화엇갈린 부부들 - 제 6화7903.28
- 7화엇갈린 부부들 - 제 7화6603.28
- 8화엇갈린 부부들 - 제 8화6103.28
- 9화엇갈린 부부들 - 제 9화5203.28
- 10화엇갈린 부부들 - 제 10화4703.29
- 11화엇갈린 부부들 - 제 11화4303.29
- 12화엇갈린 부부들 - 제 12화4003.29
- 13화엇갈린 부부들 - 제 13화3703.29
- 14화엇갈린 부부들 - 제 14화3403.29
- 15화엇갈린 부부들 - 제 15화3303.29
- 16화엇갈린 부부들 - 제 17화3103.29
- 17화엇갈린 부부들 - 제 18화2803.29
- 18화엇갈린 부부들 - 제 19화2603.29
- 19화엇갈린 부부들 - 제 21화2503.29
- 20화엇갈린 부부들 - 제 22화2703.29
- 21화엇갈린 부부들 - 제 23화2203.29
- 22화엇갈린 부부들 - 제 24화[1]2103.29
- 23화엇갈린 부부들 - 제 25화2003.29
- 24화엇갈린 부부들 - 제 26화2103.29
- 25화엇갈린 부부들 - 제 27화[1]2003.29
- 26화엇갈린 부부들 - 제 28화1803.29
- 27화엇갈린 부부들 - 제 29화1703.29
- 28화엇갈린 부부들 - 제 30화1903.29
- 29화엇갈린 부부들 - 제 31화1703.29
- 30화엇갈린 부부들 - 제 32화1803.29
- 31화엇갈린 부부들 - 제 33화1603.29
- 32화엇갈린 부부들 - 제 34화1703.29
- 33화엇갈린 부부들 - 제 35화1603.29
- 34화엇갈린 부부들 - 제 36화1503.30
- 35화엇갈린 부부들 - 제 37화1403.30
- 36화엇갈린 부부들 - 제 38화1303.30
- 37화엇갈린 부부들 - 제 39화 (완결)1503.30
- 38화엇갈린 부부들 - 프롤로그[1]1203.30
- 39화엇갈린 부부들 - 에필로그1403.30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야설
목록 전체보기총 게시물 : 5,484건
번호제목이름날짜조회추천
- 1504더블 데이트 Route C안개낀수집가804.26180
- 1503옆집 남자에게 끌려요[2]은밀한발자국704.261,4536
- 1502촛농 떨어뜨리기[3]붉은이야기꾼04.2610,43250
- 1501어린 토미 - 2부 (femdom,변기노예)별헤는몽상가804.26240
- 1500그 후로조용한편지404.2620
- 1499이혼녀들푸른편지804.26170
- 1498귀연아지의 연습붉은일기504.26440
- 1497수리하는 남자 (꽃집 여사장)바닷가방랑자904.26190
- 1496死神의 날개느긋한나그네1004.26680
- 1495어느 여름날의 서고달빛나그네404.262492
- 1494남자를 그리며겨울밤여행자604.26220
- 1493음란한 형수-상편 (도련님 너무 외로워요)나른한부엉이204.262001
- 1492몬스터나른한일기704.261000
- 1491아들의 여자친구겨울밤달팽이704.26290
- 1490더블데이트1 - 은희의 가슴은하수등대지기704.2600
- 1489회사 성생활수줍은부엉이804.2540
- 1488거짓말 - 4편_완결_바닷가나침반04.25300
- 1487[어제] ♡딸기겅쥬님 과의촛불든나그네604.2550
- 1486미소짓는 아내[1]은밀한산책자404.255023
- 1485동갑 클럽의 여인들설레는산책자1104.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