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부부들

19화. 엇갈린 부부들 - 제 21화

겨울밤관찰자72026. 03. 29. 09:12 25
18px
다음 날 아침 , 아침 햇살이 커튼 틈으로 들어오며 눈꺼풀을 간질인다 . 눈을 살짝 뜨니 , 이내 머리가 지끈거렸다 . 술 때문인지 , 아니면 뭐 ....... 어젯밤 일 때문인지 . 옆에서 잔잔한 숨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니 엘리나가 내 팔을 베고 잠들어 있었다 . 평온한 얼굴 .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표정이다 . 속이 울렁거려 더 누워있긴 힘들었다 . 기지개를 켜고 방을 나와서 부엌 쪽으로 향하던 때 , 굳게 닫힌 안방 문이 시야에 들어온다 . “ 쟤들 ....... 깨워 , 말아 ?’ 문을 열면 왠지 그 둘이 나체로 뒤엉켜 있는 걸 볼 텐데 , 아무리 어젯밤에 파트너를 바꿨다 해도 그거 보면 눈이 뒤집힐 것만 같다 . 한참을 고민하다가 문 앞으로 다가간다 . 뭐 어때 ? 어차피 다 같이 저질러놓은 일인데 뭐가 대수야 . “ 에라 모르겠다 .” 혼자 중얼거리며 안방 문을 벌컥 열었다 . 문이 열리는 소리에 거실 빛이 들어갔지만 , 그 둘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 나란히 누워 이불을 턱 아래까지 덮고는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 표정은 편안했다 . 그 장면을 보니 ‘ 피식 -’ 하고 , 비웃음이 흘러 나왔다 . “ 이야 ...... 아주 지랄났네 그냥 .” 작게 말했지만 아무도 들을 리 없다 . 나는 손뼉을 한번 크게 쳤다 . “ 야 ! 일어나 !” 수잔나가 흠칫하며 눈을 떴고 , 주혁은 마치 군대에서 기상나팔 들은 것처럼 벌떡 일어났다 . “ 아 ....... 형님 ......” “ 간밤에 좋던 ?” “.......” 주혁은 하품을 하며 눈을 비비고 있고 , 수잔나는 침대 옆 서랍 위에 올려 둔 브래지어를 입는다 . 딱 봐도 둘 다 아랫도리에 아무 것도 안 걸치고 있는 게 보여서 , 나는 한 마디 던지고 뒤돌아섰다 . “ 정신들 차려 . 아침 먹어야지 .” 해장라면이 당겨서 찬장을 열어 라면 두 봉지를 꺼냈고 , 수잔나와 엘리나를 위해서는 햄버거 세트를 두 개 주문했다 . 수잔나와 주혁은 비몽사몽한 얼굴로 소파에 앉아서 각자 휴대폰을 보고 있다 . 부엌에서 라면이 거의 완성될 무렵 , 엘리나도 졸린 얼굴로 걸어 나왔다 . 햄버거가 도착하고 , 뒤이어 라면 두 그릇도 테이블 위에 올라간다 . 국물을 한 숟갈 뜨는 순간 주혁의 표정이 확 풀렸다 . “ 으어 , 살 것 같다 . 고맙습니다 형님 .” “ 천천히 먹어라 . 김치 여기 있고 .” 우리는 각자 다른 방식으로 해장을 했다 . 밥을 다 먹고 엘리나는 집에 갈 준비를 했고 , 나는 거실 창문을 열고 주혁과 함께 전자담배를 피우며 어젯밤의 일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 아직 잠에서 덜 깨서 그런 지 , 아니면 숨기고 싶은 게 있는 지 몰라도 그는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다 . 일부러 그러는 것 같아서 나도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했다 . 주혁과 엘리나는 욕실에서 간단히 세수만 하고 나와서 옷을 차려 입었다 . 문 앞에서 인사를 하는 두 사람의 표정에는 알 수 없는 감정들로 가득하다 . 어젯밤의 일은 잠시 잊은 채 , 그냥 손님이 찾아온 것처럼 편하게 작별인사를 했다 . 문이 닫히자 집 안이 조용해진다 . 나는 수잔나와 함께 소파로 와서 앉았다 . “ 자 , 이제 말해보자 .” “ 뭘 ?” “ 어젯밤 . 어땠어 ? 솔직하게 .” 수잔나는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 손가락 끝을 만지작거리고 , 무릎 위에서 손을 몇 번이고 모았다 풀었다 . 그러다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 처음엔 복잡했어 . 근데 , 하다 보니까 ....... 좋았어 .” 나는 눈썹을 살짝 올리며 물었다 . “ 나랑 할 때보다도 더 ?” 그녀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 “ 그건 아니야 . 당신이랑 하는 게 더 좋아 . 근데 , 어젯밤에도 즐겁긴 했어 .” 나는 짧게 숨을 내쉬며 뒤로 기대었다 . 예상한 대답이지만 , 막상 들으니 기분이 이상했다 . 질투인지 , 흥분인지 , 아니면 단순한 호기심인지 알 수 없는 복합적인 감정 . 그리고 문득 , 아주 자연스럽게 다음 말이 튀어나왔다 . “ 그럼 , 다음엔 좀 다른 스릴을 느껴볼까 ?” 수잔나는 나를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 “ 뭐야 , 당신 완전 고삐 풀렸네 . 그래 , 뭔데 ?” “ 기다려 . 좀 있으면 알게 될 거야 .” * * * 금요일 . 나는 엘리나에게 연락을 해서 약속을 잡았다 . 오늘 마침 일도 제 시간에 끝났겠다 , 오후에 시간이 많이 남는다 . 집에 오니 여섯 시도 안 됐다 . 엘리나는 1 층 출입구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던 엘리나는 나를 보자 반갑게 다가와서 키스를 했다 . “ 무슨 일인데 , 주혁이 없이 나 혼자 불러냈어 ?” “ 들어가자 . 가서 밥 먹으면서 이야기 해 .” 자연스럽게 엘리나의 팔짱을 꼈다 . 그녀는 멈칫하며 팔을 빼 낸다 . “ 아잇 , 아무리 그래도 너희 집 앞인데 .” “ 뭐 , 어때 . 부부 교환까지 했는데 , 이게 대수야 ?” 그녀를 데리고 들어가서 차 한 잔을 내주는데 , 수잔나가 퇴근을 하고 집으로 들어온다 . ‘ 나 왔어 ’ 라고 인사를 하던 그녀의 시선이 우리 둘에게 멈춰 섰다 . “ 어 ? 엘리나 .” “ 왔어 ? 수고했어 .” “.......” 당연한 반응이겠지 . 수잔나는 말을 잃었고 , 나는 웃으며 말했다 . “ 내가 우리 집으로 오라고 했어 . 괜찮아 . 씻고 와 . 같이 밥 먹자 .” “ 어 ......” 수잔나는 욕실로 들어가서 샤워를 했다 . 엘리나와 나는 욕실 문을 빤히 보고 있는데 , 엘리나가 먼저 말을 꺼냈다 . “ 경률아 .” “ 응 ?” “ 솔직히 우리 둘 중에 누구랑 하는 게 더 좋아 ?” 아뿔싸 . 수잔나에게 했던 질문을 내가 받을 줄이야 . 당연히 나도 그런 질문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왜 모르고 있었을까 ? 어찌됐든 , 지금 , 대답 잘해야 된다 . “ 그게 딱 너 아니면 수잔나다 이렇게 말 못하겠어 . 솔직히 말하면 밑에 구멍은 수잔나가 더 좁은데 , 가슴은 네가 더 크고 ...... 그리고 발가락은 네 것이 더 맛있어 . 풉 .” 나도 말하고 나서 나 자신이 너무나도 병신 같다는 걸 느꼈다 . 엘리나는 수잔나가 들을세라 입을 막고 킥킥 웃어댔다 . 다행히 잘 넘어간 것 같다 . 우리 셋은 저녁으로 피자를 시켜 먹었다 . 오늘 밤만큼은 술을 안 마시려고 했는데 , 아무리 생각해도 맨 정신으로는 못하겠다 . 태어나서 한 번도 해 본 적 없는 행위이기도 하고 . 그 때문에 저녁을 먹는 내내 가슴이 두근두근하고 뛰었다 . 그리고 그게 될 지 안 될 지도 몰랐다 . 한참을 고민하던 나는 먹다 남은 위스키를 갖고 왔고 , 세 사람과 함께 모두 비워버렸다 . 술을 마시니 두려움이 많이 줄었고 , 내 좆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
회차 목록(39)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