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바람이 불다
1화. 단편 1장
푸른우체부92026. 04. 24. 17:47 16
18px
여름, 바람이 불다 1부
창밖을 내다 보았다.
열심히 돌고 있는 선풍기 바람도 창밖에서 부는 한줄기 바람에 비하면
후덥지근하기만 하다.
어느새 여름이 되어 도시의 밤은 여러가지 열기들이 가득차 있었다.
어둠속에 빛나는 색색의 불빛들을 보다보니 괜시레 마음이 시끈해진다.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한마디 말이 흘러나왔다.
겁쟁이.....
혼자있다보면 자신을 책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자신을 비하하고 자신을 비난하고 그리고 열심히 자기자신을 상처내어 토막내버린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자기혐오의 근원은 바뀌지도 고쳐지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 모든 학대를 즐기는 건지도 모른다.
갑자기 외로움이 스물스물 몸주위를 감싸올라오기 시작했다.
이런 밤이면 예전 그리운 얼굴들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오빠 사랑해...... 사랑해......."
첫만남에서 불쑥 내뱉는 그녀의 이 말을 어떻게 받아드려야 될까?
하지만 나도 그녀에게 거짓말을 말한다.
"나도 사랑해~"
무엇이 거짓이고 무엇이 진실인가.
지금 눈앞에 있는 그녀는 충분히 사랑스럽다.
적당히 어깨라인까지 자연스럽게 내려와 있는 윤기흐르는 검은 머리칼.
U자 라인 나시티에 묻어나는 풍만함과 연약함.
청바지 아래로 길게 뻗어있는 늘씬한 다리라인.
그리고 무엇보다
큰눈 깜빡이며 수줍어 하는 그녀의 시선.
나를 잡고 있는 그녀의 손가락하나하나에서 그녀의 두근거리는 감정을 읽을수 있었다.
지금 이것이 모두 거짓이라고 해도
지금 내 눈앞에 있는 그녀는 사랑스럽다.
"오빠 사랑해......"
우웅~ 드드드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책상위에서 핸드폰이 떨어졌다.
떨어져서도 열심히 자신의 임무를 다하는 핸드폰을 집어 폴더를 열었다.
알람시간입니다....
확인을 눌러 간질환자처럼 떨고 있는 핸드폰을 멈추었다.
가끔 실없이 알람지정하고 있는 내자신에게 조소를 보내곤 하지만
왠지 시간의 흐름중에 이런식으로 매듭을 매어주지 않으면
어느새 흐름속에 파묻혀서 익사되어버릴꺼 같은 강박관념을 버릴수가 없었다.
난 다시 내일 오후 10시로 알람을 맞추었다.
어둠속에 둘이 누워있었다.
화면에선 기네스 팰트로우와 조셉 파인즈가 서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많은것을 주고 받고 있었다.
어제 일때문에 지쳤다는 그녀는
내 어깨와 팔을 베개 삼아 누워있었다.
그녀의 머리칼에서 좋은 향기가 나고 있었다.
여자의 머리칼에서 나는 샴프향기는 이상하리만큼
평안한 마음과 뜨거운 욕망을 적절하게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그녀가 천천히 내얼굴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오똑한 콧날과 그밑에 촉촉히 젖어있는듯한 입술이 눈앞 가득히 보였다.
순간 그녀가 눈을 뜨며 나직히 속삭였다.
" 오빠.... 키스해줘....."
화면에 비춰지는 영화때문인지 그녀의 커다란 눈속에 반짝거리는 빛이 더 밝게만 느껴졌다.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첫 댓글을 남겨보세요.
야설
목록 전체보기총 게시물 : 5,484건
번호제목이름날짜조회추천
- 1504더블 데이트 Route C안개낀수집가804.26180
- 1503옆집 남자에게 끌려요[2]은밀한발자국704.261,4536
- 1502촛농 떨어뜨리기[3]붉은이야기꾼04.2610,43250
- 1501어린 토미 - 2부 (femdom,변기노예)별헤는몽상가804.26240
- 1500그 후로조용한편지404.2620
- 1499이혼녀들푸른편지804.26170
- 1498귀연아지의 연습붉은일기504.26440
- 1497수리하는 남자 (꽃집 여사장)바닷가방랑자904.26200
- 1496死神의 날개느긋한나그네1004.26680
- 1495어느 여름날의 서고달빛나그네404.262492
- 1494남자를 그리며겨울밤여행자604.26220
- 1493음란한 형수-상편 (도련님 너무 외로워요)나른한부엉이204.262001
- 1492몬스터나른한일기704.261000
- 1491아들의 여자친구겨울밤달팽이704.26290
- 1490더블데이트1 - 은희의 가슴은하수등대지기704.2600
- 1489회사 성생활수줍은부엉이804.2540
- 1488거짓말 - 4편_완결_바닷가나침반04.25300
- 1487[어제] ♡딸기겅쥬님 과의촛불든나그네604.2550
- 1486미소짓는 아내[1]은밀한산책자404.255023
- 1485동갑 클럽의 여인들설레는산책자1104.2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