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11화. 사돈...12

잠못드는방랑자32026. 05. 05. 11:03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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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돈...12 9월이 되어 좀 시원해지는 감이 있는데 아직도 덥다. 미란은 외출 준비를 하고는 가까이 있는 매장으로 들어가자 직원들이 공손하게 맞아 준다. 이리 저리 휙 휙 보는 미란… 그러나 그는 보이지 않는다. [ 손님… 뭐 찾으시는 게 있는지? ] [ 네? 아…네.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옷 좀 보려고…. ] [ 네… 어머~! 저 번에 오신 손님 아니세요? 사장님 찾아 오셨던 사돈이라는 분? ] [ 그걸 기억하세요? 맞아요… 근데 사장님은? ] [ 지금 다른 매장에 계세요… 여기에 곧 오실텐데… ] [ 그래요? 그럼… 옷부터 구경할게요… ] 미란이 골프웨어를 구경하였다. 정말 편한 옷이 많아진 세상이었다. 옷 몇 개를 골랐다. 입어 보고 하다 보니 제법 시간이 많이 흘렀다. [ 이제 다 골랐어요… ] 계산을 치르러 계산대로 가는데 그가 막 문을 열고 들어 오다가 보곤 반가워 한다. [ 어? 사돈 오셨네요~! ] [ 네….옷 좀 몇 개 사려고…. ] [ 네… 이건가요? 이리 줘 봐요… ] 물건들을 빼앗듯이 가져 간 그가 하나 하나 찬찬히 보다가 그 중 하나를 골라 낸다. [ 이것보다…. 따라 와 보세요… ] 하여튼 제 맘대로인 인간이다. 가더니 그 중에 하나를 끄집어 내는데 아까 미란이 골랐다가 가격이 비싸 도로 놓았던 물건이다. [ 이게 더 잘 어울리세요… ] [ 그렇지만… ] [ 걱정 마세요… ] 그러더니 물건을 가져가 자신이 계산을 치르려 하자 미란은 황급히 계산대로 가니 그가 손을 내 젓는다. [ 오랜만에 오셨는데 제가 계산 할게요 ] [ 아…아니에요…. ] [ 허 거 참…. ! 또 그러신다! ] 그의 말에 찍소리 못하고 종이백을 받아 든 미란… [ 이…이거 번번히 미안해서…. ] [ 미안할 것도 많으시다! 갑시다. 모셔다 드릴 테니! ] [ 아니에요. 가까워서 택시 타면… ] [ 갈 곳이 있어서 지나가니까 타세요…. ] 엉거주춤 차에 올라타니 그가 자신을 흘깃거리며 보다가 말한다. [ 농장에 가는 거에요. 저녁에 중요한 곳에 가야 하기 때문에 분재 좀 가지러 가요… ] [ 텃밭에 가세요? ] [ 네… 왜요? 같이 가실래요? ] 그의 말에 조금 고민하던 미란이 고개를 끄덕이자 차는 농장으로 향했다. 그가 분재가 있는 하우스로 가더니 제법 괜찮아 보이는 분재를 하나 들고 나왔다. [ 이거 사려면 30만원은 줘야 해요… 온 김에 호박하고 오이, 그리고 가지도 좀 따 가죠! ] 박스 몇 개를 들고 텃밭으로 가서 채소를 담아 채웠는데 구두를 신은 미란에게는 하지 말라 해서 지켜만 보았다. [ 배 고프시죠? ] 그렇지 않아도 배가 고프던 참인데 그가 과도를 가지고 오더니 딴 오이 껍질을 벗긴다. [ 자! 드세요… ] 입으로 씹자 시원한 맛이 허기를 채우는 듯 하다. 그렇지만 오이를 먹는 걸론 조금 모자란 듯 하다. [ 어…이거 배가 오이를 먹어도 배가 고프네… 잠시만요… ] 차에 간 그가 잠시 후 쵸코파이를 들고 와 가운데 놓았다. [ 드세요… ] [ 어머! 왠 쵸코파이에요? ] [ 매장 일하다 돌아 다니면 식사도 못할 때가 많아 차에서 먹으려고 사 둔 거에요… ] 새삼 그가 달라 보여 흘깃 보다가 주는 쵸코파이를 뜯어 입에 넣었다. [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네요… ] [ 그렇죠? 많이 드세요… ] 나무 그늘 아래 나란히 앉아서 쵸코파이를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 [ 가을이 되어서인지 사돈도 더 아름다워지시는 것 같아요? ] ‘ 어머머… 이 인간이 이런 이야기를? ‘ [ 그럼 전에는 별로였어요? ] [ 아뇨!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가을이 되니 피부도 더 하얘지신 것 같고… ] [ 똑 같은데… ] [ 보세요… 다리도 더 희고…. 보면 볼수록 발찌가 잘 어울려요…. ] 그가 약간 당겨 앉으며 이야기하자 미란은 새삼 자신의 발목을 바라 보곤 그의 얼굴을 보다 약간 부끄러움에 앞의 꽃에 앉은 나비를 보며 묻는다. [ 쵸코파이 하나 더 먹어도 되죠? ] [ 그럼요… 얼마든지… ] 미란은 나비가 꽃을 떠나 다른 꽃으로 이동하는 걸 보면서 옆의 초코파이를 집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런데… [ 어머~! ] 좀 전에 그가 자신의 옆으로 다가 온 걸 생각지 못했던 것이 문제였다. 무심코 뻗은 손에 닿는 것은 딱딱함….깜짝 놀라 고개를 돌려 보니 자신의 하얀 손이 그의 바지 춤에 가 있고 손으로 초코파이를 집는다는 것이 그의 물건을 잡은 꼴이 되었다. 멍하게 쳐다 보는 그…. [ 어…어머나~! 이…이를….. ] 얼른 손을 거두고 얼굴이 새빨개진 미란…. 얼굴이 화끈거려 달아 올랐다. [ 사돈… ] [ 네?! ] 깜짝 놀라 엉겁결에 대답했다. [ 사돈은…. 제 걸… 그렇게 만지고 싶으세요? ] ‘ 어머머~~ 이 인간이 무슨 말이야? 누굴 색녀로 아나?! ‘ [ 아…아니에요. 초코파이를 집는다는 것이…. 왜 사돈 걸 만지고 싶겠어요? 만지고 싶으면 남편… 어머! 내가 무슨 소리를! ] 한 번 페이스를 놓치니 계속 실수다. [ 다음에는 만지고 싶으면 이야기 하세요… 이거 원 사돈과 같이 있다가 부러질까 겁나네~! ] [ 어머머~! 무슨 말을 그리 하세요? 실수라고 하잖아요~! 사돈은 뭐 실수도 안하고 사세요? ] 속에서 울컥하고 올라 오자 그가 찔끔한다. [ 그…그게 아니고…. ] [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실수 한 번 한 거 가지고 대개 그러네…. ] 한 바탕 하고 나니 속이 후련해져 슬쩍 그를 엿보니 조금 기가 죽은 듯 한데…. 미란의 눈에 언뜻 부풀어 올라 바지에 텐트를 친 그 모습이 보인다. ‘ 이 인간이 나한테 그런 이야기를 듣고도….. ‘ 잠시 침묵이 흘렀다가 이상한 낌새에 미란은 다시 살짝 그를 흘겨 보다가…그와 눈이 마주쳤다. [ 사돈 그게 말이죠…. ] [ 그게 뭐에요? ] [ 그게… 실수를 하시더라도… 아닙니다. 내가 그만 두죠! ] [ 사람 궁금하게 만들어 놓고 그러는 법이 어디 있어요? 말해 보세요…. ] [ 햐…이거 참…. ] [ 얼른….. ] [ 실수를 하시더라도…. 그런 실수는 안 하시는 게 좋을 듯 해서…. 그렇지 않아도….. ] [ 그렇지 않아도….? ] [ …. 그렇지 않아도 사돈이 너무 예뻐서 자꾸 그런 실수 하면 나도 참기 힘들단 말이에요! ] ‘ 오머머~~! 이…이게 무슨 소리야? 그…그럼 이 인간이… 나…날 좋아하고 있다는 말 아냐? 어머나~ 세상에! ‘ [ 사…사돈? ] [ 사돈은…. 본인이 얼마나 예쁘고 귀여운 줄 모르시죠? 햐…이거 참….. ] ‘ 어머~! 내…내가 예쁘고 귀여워~?! 저보다 나이 많은 내가? 이 인간…진짜인 모양이네~~?! ‘ [ 사…사돈… 그러면 안되죠. 정이 엄마도 있고 한데…. ] [ 그러니까 실수를 하더라도 다른 실수를 하시라는 거에요. 아셨죠? ] [ 아…알았어요! ] ‘ 피~! 실수는 말 그대로 실수인데 그걸 알고 하라고? 어떤 때 보면 멍~하다니까~~~! ‘ 그렇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르게 그가 보인다. 사람이란 게 누구든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에게 정이 붙게 마련이다. [ 조심해서 내려 오세요…. ] 구두를 신어 조심해서 언턱을 내려 오며 그의 손을 잡았는데 내려 오다 보니 그만 그의 품에 안긴다. [ 어머나~~! ] ‘ 이…인간 뭐 하는 거야? 날 끌어 안고 있잖아? ‘ 그의 팔에서 의식적인 힘을 느낀 미란은 화다닥 그의 품에서 벗어났는데… 그가 가만히 서 있다. [ 고…고마워요 사돈…. ] [ 저…사돈…. ] [ 네? ]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올려다 보는 미란…. [ 저…. 사돈이 저 번 휴가 때도 그렇고 오늘도 실수를 하셨죠. 그러니까….. ] ‘ 그래서…뭐라는 거야? ‘ [ 우리 셈셈 합시다. 사돈을 그냥 한 번 만… 딱 한 번만 안아 보는 걸로~! ] ‘ 어머나~! 치…치사하게 이….인간이?! ‘ [ 어…어떻게 그래요? 아무리 사돈 눈에 내가 예뻐 보인다고 하지만…. ] [ 하…한 번이면 되는데…. ] ‘ 남자가 그냥 안아 보고 싶다고 하면 되지… 셈셈이 뭐니?! ‘ [ 저…정말 한 번이면 없던 일로 하는 거죠? 다시는 그 이야기 안 꺼내는 거죠? ] ‘ 어머머~! 내…내가 무슨 소리를….! ‘ [ 네! 그럼 허락한 걸로 알고…. ] 앞에 있던 그가 팔을 벌려 안아 온다. ‘ 어머머~~! ‘ 나무 아래서 자신을 안은 그의 품에 갇혀 버렸다. 넓은 가슴에서 풍겨 나오는, 남편의 것과는 아주 다른 그의 강렬한 사내 내음에 미란은 머리가 핑그르르 돌 것만 같이 어지러웠다. 그의 우악스런 한 팔이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으니 이미 자신의 젖가슴은 그에게 눌려 이지러진다. 또한 그의 다른 손이 슬쩍 둔부에 걸쳐져 딴딴함이 느껴지고…. 숨이 막힐 것 같은데…. 이마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촉촉함이 느껴진다. ‘ 어머나~~! 이…이마에 키스를?! ‘ 순간 감미로운 감상에 빠져 든 미란… 그의 넓은 가슴이 더 없이 따뜻하고 포근했다. 그러다가… [ 이…이젠 됐죠? ] 그의 품 안을 벗어난 미란….. ‘ 못 이기는 척…좀 더 안겨 있을 걸 그랬나?..... ‘ 그의 포옹을 생각하며 때론 설레이는 감상에 빠지기도 하고 때론 자신이 잘못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이미 지나간 일…. 미란은 아침 출근을 위해 식사를 하고 있는 남편 앞에서 턱을 괴고 슬쩍 물어 본다. [ 여보! 당신은… 내가 예쁘고 귀엽지? ] 그러자 밥 숟가락을 들고 멍하게 쳐다 보는 남편…. 혀를 찬다. [ 당신이 어린 애야? 지금 예쁘니, 귀엽니 그런 거 물을 나이는 아니잖아~? ] [ 나이는 아니래도…. 여자는 여자잖아~! ] [ 허구헌 날 그런 거 생각하고 살아? 그럴 시간 있으면 집에 구석구석 먼지나 잘 털고 청소나 깨끗이 할 생각 해. 어제 보니까 창틀 구석 구석에 먼지가 수북이 쌓였던데…. ] ‘ 남편이라고 있어 봐야… 어휴~! 내 인생 좋은 날은 다 갔어~~~~ ‘ [ 그리고…. ] 잠시 망설이던 남편이 이야길 한다. [ 당신… 그 사돈 텃밭에 계속 다닐 거야? ] [ 왜~에~~? ] [ 농사 짓는 것도 아니고…. 좀….매주마다 옷에 흙 묻혀 오는 거 별로 안 좋아…! ] [ 그럼 다니지 마? 여기 있는 이 채소 다 거기서 가져 온 거야. 무공해 채소… 언니네도, 희연이도 모두 거기에서 채소 가져다 먹고 있어] [ 다니지 말라는 게 아니고…. 좀 고상한 취미 생활 하면 어때? 내 사회적 체면도 있고….. ] 그러자 미란은 남편을 뚜렷이 바라 보다가 생글거리며 말한다. [ 여보 그럼…. 고상하게 몸에 딱 붙는 옷 입고 사교 댄스 같은 거나 배워 볼까? ] 미란이 말하자 남편이 정색한다. [ 돼…됐어! 열심히….열심히 채소 가꾸러 다녀! ] 한 마디 칭찬을 할 줄 모르는 남편 때문에 좋았던 기분이 꿀꿀해졌다. 처녀 적에는 온갖 자신에게 정성을 다 바치던 남편인데… 세월이 무상한 것 같다. 가을 초라 아직 덥지만 미란의 차림에서는 가을 분위기가 난다. 통이 넓은 바지를 입어 움직일 때면 다리의 윤곽이 보이고 허리가 잘록하게 들어 간 상의를 입어 걸을 때마다 풍만한 둔부가 실룩이는 모습으로 그와 만났다. 자기 자신을 보고 조금 눈이 더 커진 그… 그런 그의 모습을 보고 미란은 살풋 웃음을 머금는다. [ 왜 양복은 사 주신다고 그러세요? ] [ 저 번에 두 번이나 옷이며 수영복도 공짜로 받았잖아요. 그래서 저도 사 드리려는 거에요 ] [ 그냥 드린 건데… ] [ 그래도 마음의 부담이 있어서 안돼요… 가요! ] 그를 데리고 가까운 백화점으로 가자 어쩔 수 없는 듯 그가 따라 온다. 매장으로 들어가니 아가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고 그는 어색하게 이거 저거 뒤적여 보다가 하나를 꺼낸다. [ 여보! 이거 어때 보여? ] ‘ 여…여보?! ‘ 흘깃 옆의 아가씨를 본 미란은 손으로 입을 가린다. ‘ 훗! 제법 센스가 있네? 난 곰인 줄 알았더니…. ‘ [ 괜찮은 거 같은데~?! 한 번 입어 봐요! ] 그가 피팅룸에 들어 가고 미란은 서서 기다리다가 그가 나오는 것을 보았다. ‘ 어머나~! 양복 입어 놓으니 괜….찮…네?! ‘ [ 어머! 사모님. 남편 분에게 아주 잘 어울리는데요? 더구나 훤칠하시고 덩치도 있으시니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 [ 그…그래요? ] [ 네~~! 이렇게 보니… 두 분 참 잘 어울리는 부부이신 것 같아요. 이렇게 잘 어울리는 분들은 별로 못 봤는데~~! ] [ 호호…그래요? 여보~! 그럼 이걸로 해요! ] 계산을 치르면서도 미란은 싱글벙글한 표정으로 그를 돌아 보았고 종이백에 넣어 아래층으로 내려 오니 갑자기 그가 팔을 잡고 끈다. [ 왜…왜? ] [ 따라와 봐요! ] 그가 끄는 곳으로 가니 여성복 매장이다. 그에게 뭐라 말할 사이도 없이 아가씨에게 말한다. [ 와이프한테 어울릴만한 옷을 하나 골라 주세요! ] 골라 달라더니 제가 알아서 이것 저것 뒤적였고 곧 투피스 한 벌을 꺼내는데 옷이 얇아 하늘거린다. 미란은 어쩔 수 없이 입고 나오니…그가 바라 보다가 멍하니 입을 벌린다. ‘ 호호…. 아무리 봐도 이쁘지? ‘ [ 어때요? ] 그러자 갑자기 그가 미란의 어깨를 감싸 안듯이 하며 아가씨에게 묻는다. [ 아가씨. 와이프한테 잘 어울려요? ] [ 네~~! 참 잘 어울리세요~~~! ] 그가 계산을 하고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 오니 그의 양복을 사 준다는 게 더 비싼 자신의 옷을 얻어 입은 꼴이 되고 말았다. 미안한 맘이 들었다. [ 그러면 밥이나 사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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